◆나의이야기

(펀지글)..아들한테 쓰는 위문편지,5

벼리맘 2010. 6. 27. 04:55
위문편지 5|
  07.01.08 22:04 

 

 

엄마 아들 뚱뙈지야!

오늘 뙈지 편지 받고 다시 편지 쓰는 용기가 생겼다.

솔직히 지난번 편지 받고 엄마가 기가 죽었었거든.

아들이 불만만 얘기 하니 엄마로서 감당하기가 어려웠다.

 

고맙다 뙈지야. 이렇게 금방 엄마한테 용기를 줘서........

사격 1등 했다니, 무엇보다 반갑고,이제 슬 슬 적응되 간다니 이렇게 반가울 수가 ........

아들, 세상을 살려면 쉬운 일만 있는게 아니니 니가 겪어야 할 어려움을 지금 이걸로 떼운다고 생각해라.

그러면 한결 쉬워 질테니 말이다.

 

할머니는 니 편지 받고 우시고 엄마는 이렇게 열심이 답장쓰고 있다.

몇일 동안 엄마가 힘이 빠졌었는데, 오늘 아들 편지가 힘을 솟게 하네.

인생은 이런거란다. 작은 일에서 절망하고, 그리고 또한 사소한 일에서 행복을 느끼고 말이야.

앞으로도 잘 할 줄로 믿는다.

 

너란 놈은 원래 안하면 안하지만, 하면 또 확실하게 하는 놈이라는거 알고 있잖니? 열심이 하길 바란다.

그러면 특별 휴가도 받고 아니면 특별 면회도 하구 말이다.

엄마는 네가 100일 휴가 전에 특별 휴가 좀 왔으면 하고 간절히 바란다.

왜냐면, 니가 없으니까 우리 컴에는 별별 이상한 것들이 지네 세상인양, 떠다니고 있다.

니가 군대서 배운 사격술로 다 때려 잡아주면 좋겠다.

불편 하기가 이만 저만 아니다...엄마의 희망 사항이다.

 

그동안 안추워서 마음이 놓였는데 오늘 아침 너무 추우니 우선 네 걱정부터 앞서더라.

아무리 추위를 안타지만 그래도 엄마 마음은 그렇지가 않더라.  

훈련소 생활이 군대 생활 중에서 젤로 재밌다고는 다들 그러더라.

소중한 인연이니 감사하게 잘 지내거라.니가 재밌다니 넘넘 고맙구나.....

 

사람이라는게 너무 간사해서 몇 일은 기운도 없고 했는데,

오늘 아들 편지 받고는 이렇게 신나서 편지 쓰는 나 자신을 보고 참 많은 걸 생각하게 되더라.

너도 마찬가지야. 지금 죽을 만큼 힘들어도 지나고 나면 그야말로 추억거리,

이야기거리 밖에 안되니, 힘들더라도 조금만 참자 알았지 아들? 

 

엄마는 아들을 믿는다. 그리고 사랑한다.

편지는 좀 전해 받았는지 모르겠네.

매사에 조심하고 잘 지내라. 우선 우표 17장 보낼께. 사온거 다 보내고 담에 또 보낼께.

이 편지는 내일(30) 모레(31) 글피(2007년 1월 1일)지나야 부치겠구나. 연휴라서.....

내년 새해엔 더 의젓한 싸나이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사랑한데이~~~~~~~

2006년 12월 29일. 너를 세상에서 제일 아끼는 엄마가.....

 

참, 오늘 노숙자 무료배식 봉사를 갔다 왔는데, 별별 사람들이 다 있더라.

맛없다고 시부렁 대질 않나........

어떤이는 아주 고마워 하고 말이야. 같은 환경에서도 생각 하는게 그렇게 달라.

많은 걸 배우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