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이야기

(편지글)..아들한테 쓰는 위문편지,2

벼리맘 2010. 6. 27. 04:53
위문 편지2|
  07.01.08 22:04

 

 

엄마 뚱뙈지야!

너를 생각하는 엄마 마음을 하늘에서 알아 주시기라도 하는 듯이,

연일 이어지는 포근한 날씨에 이 엄니는 한결 마음이 가볍구나.

너는 추워도 괜찮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그건 네 마음이고,

엄마마음이야 그래도 안추운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구나.

니가 입대해서 군인이 된지도 20여일이 되는구나.

 

처음 한 주는 정말 걱정하는라 어떻게 보냈는지도 모르는데,

이제는 너에게 편지쓰는 즐거움과 사진 보는 재미로 하루가 그렇게 빠르게 지나갈 수가 없구나.

물론 네늠이 이런 소리 들으면 이 엄니를 잡아먹을려고 하겠지만 말이다.

마음을 여유롭게 가져야지, 시간이 언제가나 하는 생각을 가지면 너만 힘든단다.

솔직히 니가 태국 여행가서 안올 때는 20일도 그렇게 길 수가 없더니만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군인이다 생각하면 이 엄마는 그렇게 뿌듯하단다.

 

오늘은 지난번에 엄마가 얘기한, 지역발전 유공자, 시상식이 있는 날이라 할머니 모시고 갔다가 왔다.

할머니께서는 늙은이가 가서 뭐하냐고 하셨지만, 며느리 상받는 구경보다 더 좋은 구경이 어디 있냐고 했더니,

그건 아는데 늙은이가 따라다니는 것이 미안해서 하신 말씀이라나? 아들이 없어서,

사진은 천상 누구한테 부탁 했는데,글쎄 니가 최대한으로 안 흔들린다는그 카메라를,

얼마나 흔들었는지 사진이 다 흔들렸더라.

그러면 어떠리, 그냥 증명 할 수만 있으면 되니까 다음 번 편지에 표창 받은 증명 사진 보낼께.

 

엄마 뙈지야!

요 몇일 새 얼마나 많은 편지를 썼으면, 오늘은 막 헷갈려서 무슨 말을 써여 할 지를 모르겠다.

그동안에 쓴 편지가 열통은 되겠지?

다 전달 받았으리라 믿고, 쓰고 또 쓰고.......

 

그래도 너한테 5만원 주고 배운 컴퓨터 덕분에, 힘 안들이고 쓸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니?

돈은 받고 갈쳐 줬을망정, 니가  한 일 중에서, 엄마한테 컴 갈쳐준 걸 가장 잘 한 일로 치고 싶구나......ㅋㅋ.

이때쯤이면 네늠은 엄마한테 쪼께 미안할것이다.  

사실은 거의 엄마혼자서 독학 한거나 마찬가진데, 그걸 가지고 이렇게 너한테 고마워 하니 말이다.

안 그렇냐? 이늠아!

 

엄마 뙈지야!

엄마가 이렇게 농담 하는 것도 다 울 뙈지를 믿기 때문이라는거 잘 알고 있으라 생각한다.

군대 안간다고 미워하지 말걸 그랬다, 잠깐씩 후회가 되기도.....

나이 먹어서 군대가니 이렇게 든든하고 마음이 놓이는 것을.

 

그러게 세상사는 다 그렇게, 좋은게 있으면 또 언짢은게 있기 마련,

좀 맘에 안들거나 불편 하다고 짜증내거나 불만 하지 말기를..

하기사 다 각오하고 간늠이니,엄마가 걱정하는 사실 자체가 웃기는 일인 줄 알면서도,

엄마라는 자리가 원래, 쓸데 없는 걱정도 일삼아 하는 그런 자리 ,,,,,,ㅋㅋ,

 

엄마 뚱뙈지야!

아무 생각말고 그냥 군인이라는 그 생각 하나만 가지면 모든것은 해결 된다.

그리하면 국방부 시계는 계속해서 돌아갈 것이고..

그저 2년동안 다이어트 하느라고 특별 훈련 받는다 생각하고,

100일 휴가 때는 우리가 다 놀라서 기절해도 괜찮으니까 너의 멋진 모습 보여다오.

그럼, 네 덕분에 우리는 다 잘있다고 안부 전하면서 내일 또 쓸께.

이 세상에서 너를 가장 아끼는 엄마가 ~~

 

<2006년 12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