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이야기

체면은 전봇대에 똥누이고 안치우고 가는 개주인한테나 줘버려라.

벼리맘 2014. 1. 6. 07:30

 

 

 

 

마누라 보다가 체면이 우선인 남편

 

결혼한 지가 30년이 넘었는데도 그 넘의 체면은 어쩜 그리도 여전한지....

지난 1월 1일 어릴적 친구(일명 부○친구)들과 신년모임을 한다고 오후에 외출했다.

그날 따라 온 집안에 나 혼자 남게 되어서 12시 전에 오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그러마고 철석같은 대답을 남기고 남편은 그렇게 외출했다.

아랫층에 신혼살림을 차린 아들네는 처갓댁에 가고 어머님은 따님네 가시고

우리 별이(강아지)랑 나만 남았는데 그날 따라 별이가 초저녁부터 얼마나 짖어 대는지,,,,

9시 반 쯤에 남편한테 전화를 걸어서 12시 전에 오라고 다시 한 번 당부를 하고나도

별이는 10분에 20분에 한 번씩 짖어댔다.

 

별이가 너무 짖어대니 안그래도 무서움 많이 타는데 은근히 무섭고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10시 반 쯤에 다시 전화를 했지만 인제는 아예 받지도 않아서 다시 재시도 해보았으나 역시 안 받았다.

평소에는 전화를 안 받는 일은 별로 없는데 웬일인가 슬슬 걱정도 됐다.

아들네 집에라도 전기불이라도 켜 놓아야지 하고 별이랑 같이 갈려는데 그날따라 별이는 따라 오지도 않고 집에서 꼼짝도 않았다. 혼자서 덜덜 떨면서 문을 열고는 부리나케 불을 켜놓고서 올라왔다.

그러고도 11시 반이 되도록 별이는 쉴새없이 짖어댔다.

결국에는 다시 전화를 했더니 지금 택시타고 간다고 하고는 전화를 끊어버렸다...이런 뎬장~!!

 

11시 반에 택시타고 온다는 사람이 1시가 되어도 안오길래 다시한 번 전화를 하니

받자마자 끊어버린다,,,어라!,,,이것봐라~!! 하는데 바로 들오고 있었다.

밉기는 했지만 그래도 얼마나 반갑던지 ,,,,도 찰라...다짜고짜 도끼눈을 하고 째려보면서 ..

왜 그렇게 전화를 자꾸 해대냐고....챙피하게...허걱~!!

늦게 와서도 코큰 소리하는 건 무슨 경우람?...

내가 무서우니까 전화했지, 언제는 내가 전화하드냐고 대니까

새로 온 친구도 있었는데 자꾸 전화하면 어쩌냐는,,,어이없는 답변..

 

순간 너무 어이없고 당황스러워서 왈칵 눈물이 났다.

평소에 남편한테 잔소리 안하는 걸로 소문이 나서 오히려 남편친구 부인한테 항의를 받은적도 있는데..

그런 마누라가 오늘따라 전화를 자주 하면 무슨 일이 있나 하고 걱정을 해야지 기껏 어릴적 친구가 오랫만에 왔는데 체면 깎였다는 이유로 자기 마누라를 개꾸짖 듯 하는 남편,

정이라고는 약에 쓸만큼도 없다.....ㅠㅠ

나이가 환갑을 지나도 마누라 보다가 체면이 우선인 남편,

나는 남편한테 체면보다가 우선순위가 될까?

마누라 귀한 줄도 모르는 그넘의 체면은 길가에 똥누이고 안치우고 가는 개주인한테나 줘버려라~!!

 

 

 

 삽화:남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