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이야기

친정엄마, 더 이상은 딸가진 죄인이 아니다.

벼리맘 2012. 9. 22. 07:30

 

 

 

 

 

우리 딸 결혼할 때에 나는 상견례 자리에서부터 선언했다

내가 딸 가진 엄마지만 요즘은 딸을 잘 키우기가 더 어려운 세상이다.
그래서 나는 여태까지 키운 것으로 내 책임과 의무는 다 했으니 우리 아무것도 하지말자고,,,,ㅋ.

그대신 결혼하고 바로 유학가는 아이들 , 우리 딸 학비는 내가 주겠다고...

사돈댁에서는 그마져도 괜찮다고 하셨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마음이 편했다.

 

사돈댁에서도 속으로야 어떻든 간에 그 자리에서 흡족해 하시고

잘 키우신 따님을 며느리로 보게 되어서 감사하다는 말씀도 잊지 않으셨다.
두 분이 워낙 믿음이 좋으셔서 그런지 인품도 훌륭하셔서 잘 통과 됐다.
그래서 예단도 , 이바지 음식도  폐백도 음식도 안하기로..폐백음식은 내가 집에서 준비할려고..

 

그런데 아이들이 믿음으로 만난 사이라 교회에서 결혼식을  하는 바람에 교회만 전문으로 하는 음식업체에서 폐백음식을 서비스로 제공,,,이런 횡재가 어디 있을까?

사실 폐백음식 돈주고 사서 하는 것, 그거 돈 자랑이지 아무 의미도 없는데...

 

그러나 말은 그렇게 했지만  막상 예단을 안하기에는 내가 섭섭해서, 시어른들께서 들고 다닐 수 있는 튼튼한 가방을 선물했다. 명목으로는 우리 딸한테 든든한 '빽'이 필요할 것 같다라고,,,,,

그리고 나니 또 걸렸다, 그래도 아들 낳아서 좋아하셨을텐데 옷은 한 벌 해 드려야 내 마음이  편할 것 같아서 옷 한 벌 값을 준비하고 이왕이면 이불 한 채도 준비해서 내 친구랑 직접 들고 갔다.

사돈댁이 어떻게 사시는지 궁금하기도 했으니까, 이렇게 불숙 찾아간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셨다.

 

이제는 자식을 나눠 가지는 사이가 되고보니 친 혈육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돈댁에서도 다른건 몰라도 며느리한테 드는건 다 해주고 싶다고 하셨다

예물도 마음껏 하라고 하셨으나 내가 우겨서 순금으로만 몇가지 했다, 자꾸만 더 하라고 하셨지만

내가 가진거 많으니 나중에 다 아이들한테 줄거라서 필요 없다고 끝까지 사양했다.

 

그리고는 사돈댁에서도 준비한 봉투를 주셨는데 내가 사양했다,,

봉투를 사양하니까 사돈댁에서는 그럼 이바지 음식만은 허락해 달라고 하셨다.

어머님이 계시니까 그것만은 하시고 싶다고 하시니 그것마져 거절할 수가 없어서...

그렇게 결혼식 당일 날, 귀한 음식들을 바리바리 싸다가 주셨다, 신랑집에서 신부집으로...

 

통상적으로 신부집에서  이바지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지만 그런데 얽매일 필요가 뭐가 있나?

어느쪽에서고 맘에 있으면 하면 되는거지? 나는 이렇게 행사를 잘 치루고나니 무척 흠족했다.

시어머니도 아닌 친정엄마가 원하는대로 하게된 딸 결혼식,,,

 

이런 얘기를 친구나 지인들에게 하면 다들 나를 간 큰 친정엄마라고 한다.

그러나 그건 아니다, 진짜로 요즘 세상에 딸하나 잘키우기가 그리 쉽지가 않다.

그런데 그렇게 어렵게 키운 딸을 보내는데 결혼식이라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잇어야 하지 않나?,,ㅎ

나는 아들도 금방 장가를 들일 나이라 언제 시에미가 될 지 시간 문제다.

 

난 그 때는 내가 먼저 말할려고 한다, 친정엄마가 원하는대로 할 수 있게 배려할 생각이라고.

금지옥엽 키운 딸을 보내는 것 만으로도 섭섭한데,,,시댁에서 하는대로 끌려가면 얼마나 싫을까?

요즘에야 딸 아들 구별 없다지만, 그래도 딸은 보낸다는 생각이고 며느리는 들인다는 생각이..

그런 마당에 보내는 입장이 되어봤으니 난 충분이 그렇게할 수가 있다.

 

제발 혼수때문에, 예단때문에 더 이상은 언짢은 일이 없기를 바란다.

우리 사돈어른들 같으신 분들만 계시다면 그런일은 없을텐데....

어제 친구랑 얘기하다가 친구의 지인이 예단때문에 딸 혼사를 그만 둔 이야기를 듣고나니

새삼 우리 사돈께 감사하고, 또 우리처럼 이렇게 모범이 되는 분들이 많이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두서없이 적게 되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서....

 

우리 사부인은께서는 아이들 상견례 하고난 다음부터 지금껏 명절과 어버이날에 꼭 울엄니께 선물을 챙겨보내시고 우리가 이렇게 해외에 있으니 울엄니 드시라고 김장김치도 잊지않고 챙기신다.

사돈이기에 앞서 언니같은 분,,,자식을 나눠 가진, 피붙이보다가 더 정이가는 사이가 사돈 같으다.

 

이제는 우리가 변해야 한다, 언제까지 친정엄마가 딸 가진 죄인으로 살 것인가?

친정엄마, 더이상은 딸가진 죄인이 아니다!, 아니 딸가진 죄인이 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