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부님 기일에 남편과 둘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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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어느 블로거님 방에서 명절 증후군이라는 글을 읽었다.
1년에 두 번 설 명절과 추석 명절,,,생각해 보면 참 힘이 드는 건 사실이다.
온 가족이 다 모이니 제사 음식과 또 가족들이 먹을 음식을 따로 장만해야 하니 말이다.
물론 제사를 안 모시는 집들은 가족이 먹을 음식만 장만 하면 되니 힘이 덜 들겠지만..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 음식을 만드는 자체를 가지고 힘들어 하는 것 보다가는
우리가 요즘이야 거의가 다 핵가족화 되어있으니 가족끼리만 편하게 지내다가
시댁이라는 불편한 집단 속으로 들어 간다는 것이 싫은게 아닌지 모르겠다.
3대 독자 외며느리인 나야 물론 그런걸 한 번도 느겨보지 못했으니 뭐라고 할 말이 없지만 ...
그러나 우리가 조금만 양보하면 불편할 것도 힘들 것도 없을 것 같은데,
가족들이 다 같이 모일 날이 1년 중에 그리 많은 횟수도 아니니 그냥 기분좋게 생각하면 오히려 즐거운 일이 아닐까?
나는 3대독자 외며느리,,,
울 엄니는 정말로 훌륭하신 분이시다.
외며느리인데도 제사를 지내는데 있어서는 어찌어찌해야 하는거다, 뭐 이런거 하나도 안가르쳐 주셨다.
나중에 질리도록 할 건데 뭐할라고 미리부터 배우냐고 하시면서 당신이 말없이 다 하셨다.
나는 고작 뒤에서 설겆이만 했을 뿐..그러면서 어깨 넘어로 익히고 배운 실력으로 나도 할 건 다 한다.
우리가 이렇게 외국으,로 돌아다니는 직업이다가 보니 사실 제사를 모실 시간도 많지 않았지만
울엄니는 늘 나한테 미안해 하셨다, 앞으로 니가 다 해야 할텐데 힘들어서 어쩌니? 하시면서...
그래서 우리한테 제사를 물려 주실 때는 웃대어른 제사는 조묘(제사를 그만 지내는 일)를 하시고 주셨다.
우리가 많이 지내 드렸으니 너희들은 그만 해도 된다고 하시면서, 그리고 조상님께 꾸중을 들어도 당신네가 들으시겠다고..
나는 지난번 이삿짐을 싸면사 '제기'를 제일 먼저 챙겼다.
목기로 바꾸면서 창고에 모셔두었던 스텐레스 제기다, 어차피 내 몫이라면 기꺼이 하자.
외국으로 떠나는 이삿짐에 제기부터 챙기는 모습을 보신 울엄니는 지금까지도 누구만 보면 자랑을 하신다.
"우리 애미는 외국가면서도 제기부터 챙겨가지고 갔다!!"고...
당연한 일인데도 그게 고맙고 자랑이 되어가는 세상에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
우리 언니네,,,, 지금까지도 예법지키고 살아가는 그런 집안인데 올해부터는 벌초할 때 성묘를 같이 한단다,,
추석 차례를 대신하고 추석때는 동기들과 함께 여행을 하기로 했단다.
예전부터 추석은 햇곡이 났다는 것을 조상님께 보고하는 차원에서 차례를 지내던 것이었는데
자손들이 화목하면 그게 더 조상님들을 위하는 일인 것 같다고 ,,,사촌들끼리도 얼굴도 제대로 모르고 사는 요즘...
그렇게 형제 자매들이 다같이 모여서 자손들이 우애있게 즐기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도 차례상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다음 주에는 지난 번에 한국에 가서 가져온 떡가루를 해동 시켜서 송편을 빚어야 한다.
송편을 미리 빚어서 냉동 시켜놓고 빈대떡은 추석 전날 부치면 한결 쉽다,
한국에서 가져온 고사리도 있고 갖은 채소 준비해서 올해도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차례를 준비할 것이다.
비록 나 혼자 해서 남편과 둘이 먹는 차례일지라도 ,,,결국은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나라에 있을 때는 남편 회사 가족들도 오시고 현지 직원도 오고,,,
그야말로 파티 분위기였는데 여기는 날씨도 너무 덥고 집도 좁고 도와주는 사람도 없어서
그렇게 나누어 먹기도 힘이 들어서 그냥 우리끼리만 지내니 그것도 좀 죄송 한 것 같다..
시조모님께서 그렇게 누구 먹이는 걸 무척 좋아하셨다고 엄니께서 말씀해 주셨는데...
우리가 조금만 양보하고 손해보면 정말로 서로 행복할 수 있다.
나는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이 호의호식을 시켜드리는 것이 아니라 동기들끼리 우애있게 사는 것이 바로 효도라고 생각한다.
비록 나한테는 시누이만 두사람 있지만 참 심성이 착한 사람들이라 나도 많이 노력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울엄니께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효도가 시누이들과 잘 지내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제사를 지내는 것을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힘들지 않습니다.~!!
시조모님 기일에 오신 남편 회사분들, 함께 절도 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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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제사에는 붉은 설기를 안쓴다는데 혼자서 지내보는 제사는 첨이라서 그만
붉은설기를 젯상에 올리는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그래도 정성이 갸룩하여 용서해 주셨을거라고 생각하고 담부터는
붉은 설기 안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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