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사변 33주년!
결혼 한 날이 과연 기념 할 만한 날인가?
언제부터인가 난 결혼기념일이라는 말을 쓰기가 좀 거시기 해서 그냥 결혼한 날이라고 한다.
6월 25일을 6.25사변 기념일이라고 안 하고 6.25사변 발발 몇 주년 이렇게 부르듯이...
'결혼사변 33주년'...
"사변:사람의 힘으로는 피할 수 없는 천재나 그 밖의 사건 "이라는 뜻이라고 인터넷 찾아보니 나오네.
난 내 결혼을 "내 힘으로 피할 수 없어서 당한 인재"라고 생각하고 싶다.
평생 집안일이라고는 관심도 없는 남편 덕분에 집안 대소사며 부모님 모시는 일, 심지어는 자식들 혼사까지도 내가 다 맡아서 치뤄야 했다.
더욱 기가 막히는 일은 퇴직을 해서 연금수령자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용돈을 현직에 있을 때 만큼 써야한다고 연금의 1/3에 가까운 돈을 쓰고 있으니 이 어찌 결혼사변일이라고 아니할 수 있겠는가?
그제가 바로 그 '결혼사변일'이 지나갔다.
나에게는 '사변'에 지나지 않는 날...
사위한테 그렇게 일렀건만 요즘 육아에 정신이 없어서 그만 잊어버리고 다음 날 꽃바구니 들고서 부랴부랴 달려 왔다. 간단한 손편지 끼워서..
그래도 사위 덕분에 내 '결혼사변일'을 지켰다.
올 해는 외손자도 안겨 주어서 큰 선물을 받았지만 꽃을 좋아하는 장모 생각해서 하루 지난 사변일을 챙겨준 사위한테 정말로 고마운 마음이다.
이쁜 우리 까칠공주 요원이와 듬직한 요엘군 건강하게 잘 자라고 화목한 가정 이끌어 가길 바란다.
고맙다 우리 이서방, 이 엄마도 사랑한다.
꽃바구니 받아서 정말로 기분 좋았다. 내년부터는 날짜 잊지말고 잘 챙기길 부탁한다..ㅋ
정작 사변을 일으킨 당사자는 오늘까지도 아무 말이 없으니 오호통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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