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일상

목에 걸린 생선 가시가 남편 탓?

벼리맘 2012. 10. 10. 07:30

 

 

목에 걸린 가시가 남편 탓?

 

 

지난 일요일 저녁에 출장 다녀오는 남편이 전화를 해서는

10분이면 도착하니 밥을 준비해 두란다.

안그래도 맞쳐서 준비하던 중이라

찌개를 끓이고 반찬 이 것 저 것 꺼내 놓는데 벌써 온다.

2박3일 간 출장을 다녀온 관계로 집 밥을 더욱 맛있게 먹으라고

제사 지내고 남은 조기도 뎁혀서 상에 올렸다.

 

그런데 남편은 찌개랑  먹느라고 조기는 손도 안대더니

밥을 거의 다 먹고는

이렇게 반으로 잘라서 꼬랑지 쪽으로  먹다가 마는 것이다.

에궁,,,,

먹다가 말면 그냥 버리면 되지 그게  아깝다고..

꼬랑지 쪽의 살을 발라 먹다가 그만 가시가 걸리고 말았다.

 

 

 

나는 이상하게도

 생기기를 그렇게 생겨먹었는지 생선만 먹으면 가시가 걸린다.

그래서 생선 먹기를 꺼리는데

사진에서처럼 저렇게 맛있게 생긴 굴비 살점을 버리는 것이 너무 아까웠다.

이 굴비도 사돈댁에서 보내주신 건데 너무 맛있다고

울엄니께서 특별히 잘 보관해 두셨다가  싸 주시면서,

 "애비만 줘라"고 하신거라

진짜로 애비만 줄려고 한건데 그만...

우쒸~!!

울엄니가 혹시라도 아시면

애비만 주라고 한 굴비를

내가 먹다가 가시 걸렸다고 하시지나 않으실런지..ㅠㅠ

 

 

 

 

몇 해 전에는 모임에 갔다가 간고등어를 숯불에 굽는데

얼마나 맛이 있던지 신나게 먹다가 또 가시가 목에 걸렸다.

그 때는 바로 알지도 못하고 있다가

3일 만에 동네 이비인후과에 갔더니 종합병원으로 가라고 해서

종합병원가서

목구멍에 마취하고 내시경으로 보는데 가시가 안보인단다.

 

약 5일치 주면서 먹고도 가시가 안나오면 수술해야 한다고,,,

그런데 우리 인체는 이물질이 들어오면 밀어내는 성질이 있어서 웬만하면

약을 먹으면 상처가 가라앉고 가시가 나올거라고 했다

진짜로 3일 정도 약을 먹으니 안아프다,

가시가 빠져나왔나 보다.

 

그리고 더 오래전에는

굴비 먹다가 가시 걸려서 바로 이비인후과에 가서 뺀 적도 있다.

 

그런 전적이 있는지라. 나는 별걸 다 먹어 보았다.

다행히 목구멍은 아니고 옆 쪽 어디라서 먹는데는 지장이 없어서

과일도 먹어보고  빵도 먹어보고 떡도 먹어보고

그러나 여전히 꿈쩍도 않는다.

내일까지 계속 그러면 병원가서 빼내기로 하고.......

 

 

 

 

담날 아침부터 열무김치에 밥을 비벼서 먹어봤다.

거친 것을 먹으면 가시가 같이 넘어간다는 말에 혹시라도 하면서 ...

그 전날에 담은 열무김치

1년에 이 때 쯤에만 어쩌다가 나오는 열무로 김치를 담았다.

참기를 넣고 비비니 맛도 괜찮았다.

 

 

 

 

그리고 점심에는

얼갈이 배추로 담근 김치로 또 밥 비벼 먹었다.

그래도 연신 따끔 거린다,

이 쯤 되니까 남편이 원망스러워 졌다.

왜 그 아까운 굴비는 남겨 가지고서 나를 이렇게 고생시키다니..

안 먹을거면 그냥이나 남기지,

꼬리 쪽에 살을 다 발라 먹지도 않고서

도대체 귀한 것도 없고 아까운 것도 없는 사람..

 

은근 화가 치민다.

 

병원은 가야하는데 말도 못하니

누구한테 신세지는거 싫어하는 성격이라

그냥 오후에 중국어 수업을 갔다.

안되면 뭐 진짜로 내일이라도 병원엘 가야지 하면서...

그런데 중국어 수업 2시간을 하고 나오니 이상하게

목에 가시가 걸리적 거리지를 않는다.

 

가시가 빠져 나왔다.

 

아싸~!!

 

 

 

 

저녁에 확인 사살로 고사리 나물로 다시 비벼 먹었다.

확실하게 가시가 빠져 나왔다. 내가 앞으로 굴비 먹나 봐라,,ㅎ

 

그렇지만 반 남은 아까운 굴비를 어떻게 버리남?

 

먹었다,,,ㅎ

 

 

 

 

이렇게 장렬히 전사한 뒤에도 선명한 밥풀떼기를 남기신...굴비

 

나는 도대체 뭐니?

그렇게 혼나고도 또 저걸 먹다니....ㅠㅠ

 

그래도 가시가 나왔으니 망정이지 안나오고 병원까지 갔더라면

아마 부부싸움 크게 했을 듯 싶다.

왜 아까운 굴비를

글케 성의 없이 먹어서 나를 가시 걸리게 했냐고...

비록 가시는 나와서 다행이긴 하지만

그래도 가시를 걸리게 한건 남편때문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목에 걸린 생선 가시가 남편 탓!

 

"이보슈 남편?,,,,맞져 내 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