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원으로 치료한 향수병
블로그를 안할 때는 별로 한국이 그립지가 않았으나
블로그를 하면서부터 여기저기
이웃님들 방을 열어볼 때마다 문득문득
향수병이 일곤한다.
그 중에서도 내가 먹고 싶은 것이 올라올 때는 더욱 그렇다
언젠가 시골아낙네님의 파전 포스팅을 보고는
진짜로 파전이 눈앞에서 왔다갔다 하는 것 같았다.
대만은 대파도 쪽파도 아닌 중간파.
그런데 파가 맛이 없어서 파전은 생각도 못했다.
그러던 어느날,
시장에서 팟대가리 비슷한 걸 파는 것을 보고
혹시나 하고 사다 심었다.
향수병을 간단하게 치료한 약...ㅎ
팟대가리 같은 것을 500원어치 사다가 심었더니 글쎄
이렇게 쪽파가 나왔어요.
세상에 얼마나 신기한지 아침마다 나가서 들여다 보고...
너무 신기해서 만져보기도 하고...
이렇게 저렇게 자리를 바꾸어 주면서....
어쩜 이리 잘도 자라는지요.
이 쪽 저 쪽 자리를 매일 바꿔줘요.
이럴 줄 알았으면 많이나 사다가 심을 걸...
어쩜 파가 이리도 날신하게 잘자는지 마냥 신기합니다.
더 많이 못사다가 심은 것이 후회 또 후회~
그런데 어느정도 자라니 이제는 색갈도 연해지고
파도 가늘어지는 것 같았어요.
에궁, 너무 아깝지만 파를 뽑아서 그토록 꿈에도 그리던 파전을 만들려구요.
큰 맘 먹고 이렇게 파를 뽑았어요.
어쩜 뿌리도 이렇게 실하게 자랐는지요.
이만큼이에요.
대만에서는 어쩌다가 가끔 재래시장에서 쪽파를 파는데
이 정도면 우리돈 4-5000원 정도 해요.
쪽파를 시장에서 어쩌다가 보기는 했지만
너무 비싸서 패스했어요,.
그런데 제가 심어서 기른 쪽파가 이렇게 예쁘게 자라다니~
벌써 시일이 너무 지나서 팟대가리는 다 없어졌더라구요.
이렇게 오징어 한 마리 썰어넣고
고추도 쫑쫑 썰어넣고
오징어 한 마리 더 추가해서는
아껴두었던 한국 부침가루를 꺼내서...
짜잔~~~~
이렇게 팬에다가 얄시리하게 부쳐요,,,,
음~~~스메~엘~~~ㅎㅎ
노릇노릇 구워진 파전이 드디어 모습을~~
앞뒤로 노릇노릇 구워줍니다.
이렇게 접시에 담고는 피자처럼 잘라요.
한 장을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먹어치우고...ㅎ
또 다시 한 장....노릇노릇~
이것이 세 장째예요...쉰나 쉰나~~ㅎ
언제나 이렇게 짤라요. 피자처럼요~
그래야 가장자리 바삭한 부분과 가운데 쫀득한 부분을 골고루 먹을 수 있으니까요.
두껍지도 얇지로 않은 파전. 초장에 콕 찍어서,,,
이렇게 전부 4장이 나오더군요.
둘이서 저녁밥 대신으로 ,,,
남편은 한국소주랑 같이...
술 못하는 저도 맥주한 잔 했지요..ㅎ
어쩜 그리도 맛이 있는지 4장을 한거번에 다 먹었어요.
이렇게 실컷 먹고나니 파전 먹으러 한국가고 싶은 향수병도 깨끗이 치료됐어요.
그까짓 파전 4장이지만 저에겐 어떤 약보다가도 더 귀한
향수병 치료약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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