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타이뻬이도 이상 기후인지 지난해보다가 비도 덜 오고 덥기도 덜하다.
그래서 중국어 수업을 마치고 혼자서 집까지 걸어온다.
빨리 걸으면 집까지 45분 정도 걸린다.
나한테는 별거 아닌 거리인데 우리반에 바레인 여자가 두 명 있는데
그 사람들은 같이 걸어가지고 하면 기겁을 한다.
뭐 그러던지 말던지 나만 걸으면 되니까 차라리 혼자가 더 좋다.
오랜기간 외국생활을 하면서 혼자라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혼자서 보고 싶은거 보고 생각하고 싶은 거 생각하다가 보면 어느새 집에 다 온다.
특히나 대만의 人愛路는 총통부를 가는 일방통로로
조경도 잘 되있고 나무가 많아서 공원길 깉다.
오늘따라 비가 부슬부슬 올 듯 말 듯..날이 꽤 어두웠다.
시정부역 앞에 다다르니 어떤 남자분이 101층 빌딩을 찍고 있었다.
나는 안되는 중국말로 카메라부터 내미니
흔쾌히 찍어준단다..그래서 찍었다,,,ㅋ
그런데 왜 오늘따라 불 빛이 저리 외로워 보이는지 모르겠다.
저 많은 불빛이 외로워 보이기는 첨이다.
그리고 컴퓨터 안에서도
오늘따라 많은 사람들이 시월의 마지막 밤이라고 이리도 난리인지...
그렇지만 난 시월의 마지막 밤에 아픈 추억도 없을 뿐더러 그 노래를 부른 가수를 싫어하기때문에
더더욱 별 생각이 없다.
일이 많아 늦는다는 남편이 올 때까지 나의 블질은 계속되고
남편이 와서 저녁식사를 마치고는 막 책상에 앉는데 뭔가가 느껴진다.
움직임을 멈추고 가만히 있어봐도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조금 뒤 역시 지진이다...!!
앞서 이상한 느낌은 지진이 오고 있는 중에 내가 느꼈고 드디어 당도하니
제법 크게 흔들렸다,. 물론 짧은 시간이지만.
지진을 자주 경험하다가 보면 조금만 흔들려도 속이 메스겁고 어지럽다.
그걸 못 느끼는 사람들은 호들갑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나는 예전에 중남미 쪽에서 큰 지진도 많이 경험해서
요즘은 조금만 흔들어도 이렇게 멀미증세가 난다.
멀미증세가 나니 갑자기 내가 남의 나라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 왜그리도 측은하게 느껴지는지...
젊어서부터 이 나라 저 나라를 짐을 싸들고 다녀서 이제는 오히려 외국에서의 생활이 더 편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나도 나이를 먹는지 갑자기 남의 나라에서 살아가는 내가 너무 측은하게 생각 되었다.
왜?
그건 아마도 나이를 먹어서일 것 같다,
나는 언제나 씩씩 할 줄만 알았는데, 오늘 밤 나를 흔들어 놓고 간 지진때문에 나는 너무 슬퍼졌다.
지진은 잠시 나를 흔들고 갔지만 나는 아직도 혼자서 흔들리고 있다.
가슴 속 저 밑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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